경주 남산 승소골 절터에 남아 있던 삼층석탑이다.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려놓은 정형화된 삼층석탑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탑신 1층에 사천왕상을 새겨 놓은 독특한 형태의 석탑이다. 경북지역과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천왕상이나 팔부중상이 새겨진 형태의 삼층석탑이지만, 1층 탑신 몸돌에만 사천왕상을 새겨놓은 점이 독특하다. 전체적인 비례나 조각수법은 양호한 편이지만 정형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승소골은 남산 동쪽 기슭 중 남산리 계곡의 마지막 지류(支流)로, 옛 절터에 삼층석탑이 있었다고 한다.
경주 남산은 경주시 남쪽에 솟은 금오산(해발 466m)과 고위산을 비롯하여 여러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북으로 약 8km에 이른다. 신라에서 부처가 머무는 영산으로 신성시되었으며 불교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또한 남산 북서쪽 기슭에 신라을 건국한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과 포석정이 있으며, 서쪽에는 배리삼릉을 비롯하여 박씨 왕위에 올랐던 왕들의 능들이 있다. 불교가 공인된 이후에는 부처님이 거처하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존중되어 많은 사찰과 암자들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지배계층과 관련된 사찰들이 주를 이루는 경주 도심의 평지 사찰과는 달리 일반 민중들과 관련된 작은 암자 등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러 불교유적지 가운데에서 조선시대 소설 『금오신화』를 지은 생육신 김시습이 머물렀다는 용장사와 큰 바위에 7개의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칠불암이 잘 알려져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승소골 삼층석탑>
경주 남산 승소골 삼층석탑, 경주 남산 승소골 출토, 9세기 후반.
경주 남산 동쪽 기슭의 승소골에 있던 탑입니다. 이 탑은 규모가 작아지고, 지붕받침이 4단으로 줄어드는 등 9세기 탑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층 기단과 1층 몸돌에 다른 탑에서는 볼 수 없는 조각이 있습니다. 위층 기단에는 상다리무늬 조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1층몸돌에는 상다리무늬 안에 사천왕을 새겼습니다. 사천왕은 원래 인도의 토속신인데, 불교 성립 이후 부처님과 부처님의 말씀을 동서남북에서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이 탑에 새겨진 사천왕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사리가 모셔진 탑을 지키려던 신라인들의 염원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내문, 경주박물관)
<출처>
- 안내문, 경주박물관, 2012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