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계룡산 자락에 있는 갑사(甲寺)이다. 갑사는 삼국시대 백제 때 처음 세워진 것으로 보이며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절의 크게 중건하면 해인사, 화엄사, 부석사, 범어사 등과 함께 화엄십찰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 지역의 경제력이 크지 않아서 그런지 갑사는 화엄사, 해인사, 부석사 등에 비해서 그 규모가 크지 않고, 오래된 전각도 많지 않은 편이다. 고려시대 이후 갑사의 내력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많지 않으며 임진왜란 때 이 곳에서 출가한 영규대사가 의병장 조헌과 함께 큰 역할을 하여 국가로부터 크게 인정을 받아서 오늘날 갑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갑사에는 삼신불괘불탱(국보 298호), 철당간 및 당간지주(보물256호), 승탑(보물 257호), 동종(보물 478호), 석가여래삼세불도(보물 1651호) 등 전각 이외에 많은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대웅전을 비롯하여 갑사의 주요 전각들은 구한말 현재의 위치로 옮긴 것으로 보이며, 옛 자리에는 대적전이란 불전과 작은 요사채가 남아 있다. 아름다운 계룡산 계곡, 숲길 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산사의 고즈넉함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계룡산 갑사. 의상대사가 중건한 화엄십찰 중 하나였던 이름난 사찰이었으나 사찰의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갑사 들어가는 길.
계룡산 갑사는 계곡에 위치한 고찰로 오래전부터 대형사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지금도 사찰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 내력이 오래된 사찰이라서 들어가는 길은 오래된 고목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산책하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 곳 출입문인 일주문과 천왕문은 최근에 지은 것으로 보이며, 실제 이 곳의 오랜 내력을 보여주는 모습은 갑사 입구가 아닌 대적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철당간과 당간지주에서 그 내력을 느낄 수 있다.
갑사 일주문. 들어가는 길에 서 있는 고목들에서 임진왜란 이후 크게 번창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갑사 강당과 동종
강당은 원래 갑사의 출입문으로 쓰였던 것으로 강당 겸 문루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앞면 3칸에 맞배지붕을 하고 있는 건물로 장식을 크게 하지 않고 단순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는 출입문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경내 출입은 강당 옆 계단을 사용하고 있다. 강당 앞 마당에는 종루와 갑사 동종(보물 478호)가 있는 작은 종각이 있다.
갑사 강당. 건물은 앞면 3칸에 맞배지붕을 하고 있는 건물로 장식을 크게 하지 않고 단순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정유재란때 불타버린 것을 중건한 조선후기 건축물이다.
1614년(광해군 6년)에 창건한 건물로 승려들이 불경을 학습하거나 법회를 갖던 곳이다. 원래 강당은 대웅전 뒷편에 있어야 하나 갑사의 강당은 대웅전 앞에 위치한 것이 특이하다. 보수공사 때에 발견된 상량문을 보면 원래 정무이었던 것을 후에 강당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인 듯하다. 정조 22년(1798)과 고종27년(1890)에 보수하였는데 이때까지는 정문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언제부터 정문이 변형되었고 또 강당으로 사용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건물 안은 짧은 판자를 세로로 놓고 긴 판자를 가로로 놓아 정(井)자 형태로 만든 우물 마루가 깔려 있다. 건축양식은 장대하면서도 화려한 특징을 갖는 다포식으로 꾸몄으나 외관의 구성은 간결하게 처리하였다. (공주시청, 2010년)
갑사 동종. 조선시대 중기 선조때 만들어진 동종으로 전체적으로는 크지는 않지만 용뉴, 유두, 당자를 비롯하여 종을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들이 잘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종꼭대기에는 음통이 없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동종에 많이 있는 비천상 대신 지장보살상이 있다.
강당 앞 마당에 있는 범종루.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범종 등이 걸려 있다.
대웅전이 있는 중심영역
갑사의 중심영역은 주불전인 대웅전을 중심으로 마당 양쪽에 요사채들을 두고 있다. 대웅전 뒷편 옆쪽 둔 삼성각 외 중심영역에는 불전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에 승방에 해당하는 대적선원을 비롯하여 요사채들은 비교적 큰 규모를 하고 있다. 대웅전은 개울 서쪽편 대적전이 있는 곳에 있었는데, 공간이 좁아 현재의 위치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갑사는 유서깊은 사찰이지만 정유재란때 불타버린 것을 중건한 것으로 조선후기 사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주불전인 대웅전. 앞면 5칸의 규모가 있는 건물로 맞배지붕에 공포는 다포계를 하고 있는 건물로 화려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형태이다. 대웅전 앞 경내에는 일반적으로 많이 있는 석탑을 두고 있지 않다.
이 건물은 갑사의 중심이 되는 본전이다. 정유재란(1597) 때에 불탄 건물을 1604년(선조37년)에 다시 세웠고, 1875년(고종12년)에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위치는 원래 현재의 대적전 부근에 있었으나 다시 세울 때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 지은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은 예불을 드리는 공간으로 화려하게 꾸몄고 석가여래불을 중심으로 아미타여래와 약사여래의 3존불이 모셔져 있다. 건축양식은 조선시대에 성행하던 다포식으로 지어 외관이 화려하면서도 장중한 느낌을 준다. 지붕은 다포식 건물에는 흔하지 않은 맞배지붕으로 된 것이 특이하다. (공주시청, 2010년)
갑사삼신불괘불탱(국보 298호). 비로나자여래를 중심으로 석가와 노사나불 등 삼신불이 진리를 설법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괘불이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동시대를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이다.
대웅전 앞 마당에 있는 요사채인 진해당. 뒷편으로 향적당을 비롯하여 여러채의 요사채들이 있다.
이곳은 칠성.산신.독성의 삼성을 모신곳이다. 칠성은 도교의 북두칠성이 불교화한 것으로 수명장생을 주관하는 별이고, 산신은 우리 민족고유의 신앙인 산악신앙의 토속신으로 호랑이와 더불어 나타나 만사형통을 주관하는 신이다. 독성은 스승없이 혼자 깨달은 성자를 말한다. 삼성은 모두 불교 밖에서 수용한 신이기 때문에 건물은 전(殿)이라 하지 않고 각(閣)이라 하였다. 본래 각각의 건물을 지어 삼성을 모시나 이 삼성각에는 한 곳에 모시는 것이 특징이다. (공주시청, 2010년)
삼성각 뒷편에 있는 대적선원. 승려들이 수행하는 공간으로 최근에 지어진 상당히 큰 건물이다.
대적전 주변 공간
갑사에는 대웅전을 제외하고는 보조 불전의 성격을 갖는 명부전이나, 나한전 등을 두지 않고 있으며, 원래 주불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대적전을 두고 있다. 대적전은 대적광전이라고도 하며 원래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석가모니불, 아미타불을 모시는 불전이지만 갑사 대적전은 석가모니여래와 문수보살.보현보살을 모시고 있다. 화엄십찰였기때문 대적전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후대 그 의미가 퇴색된 것으로 보인다. 대적전 앞에는 인근에서 옮겨온 승탑(보물 257호), 철당간과 당간지주(보물 256호), 작은 요사채 등이 계곡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다.
대적전. 원래 주불전이 있던 자리에 다시 세워진 불전이다. 대적전이라는 곳은 비로자나여래를 모시는 곳이지만 이곳에서는 석가여래를 모시고 있다.
이 건물은 석가모니불과 문수보살.보현보살을 모신 1826년(순조26)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이곳은 대웅전이 있었던 자리로 지금도 건물 좌측편에 당시 사용하였던 한 단의 쇠시리가 새겨진 주춧돌들이 제 위치에 일부 남아 있다. 주변의 자연경관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건물은 장대하지 않고 장식도 간결하고 고풍스러움과 친근함을 함께 느끼게 하는 전통 목조 건물이다. (공주시청, 2010년)
대적전 옆 요사채. 작은 승방 건물로 수행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갑사 승탑(보물 257호). 승탑은 사찰에 큰 업적을 남긴 고승의 사리를 모신탑으로 일반적이나 이 승탑의 내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려시대 승탑으로 조각수법이 정교하고 힘이 넘치는 편이나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잘 맞지 않다. 갑사 뒷편 계룡산에 쓰러져 있던 것을 옮겨 놓았다. 화엄십찰의 하나인 계룡산 갑사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유서깊은 사찰이지만, 중간에 사찰의 역사가 끊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이 부도탑을 비롯하여 전각의 배치, 남아 있는 문화재 등에서 느낄 수 있다.
부근 계곡에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요사채. 유리창이 있는 일제강점기 사찰 건물의 특징을 하고 있다. 갑사를 찾은 손님이 묵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인다.
갑사를 대표하는 유물인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철당간과 당간지주(보물 256호)이다. 원래 갑사 중심불전이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 원래 사찰의 위치를 말해주는 유물이다. 청주 도심부에 위치한 철당간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당간이다. 계룡산 갑사 당간은 24개의 철통을 연결한 것으로 계룡산 숲속에 우뚝 솟아 사찰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 다.
철당간에서 계곡을 따라서 이어지는 숲길. 원래 갑사를 출입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 공주시청
- 문화재청
- 두산백과
- 위키백과
- 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