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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영산전 팔상도(보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팔상도(보물)이다. 석가모니의 일생을 8폭의 그린 그림으로 영산전에 봉안되어 있었다. 영산회상도와 함께 많이 그려진 불화의 주제로 신도들이 불교를 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쉽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들은 빈공간을 거의 남겨 놓지 않고 건물과 나무, 구름 등의 배경을 잘 배치하여 각 장면을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 밑그림이 같이 남아 있어 당시 화승들이 작업한 내력들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유물이다.

<영산전에 봉안된 팔상도(복제품)>

팔상도의 구성은 1) 석가모니가 도솔천에서 코끼리를 타고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장면인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2) 석가모니가 룸비니공원에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통해 출생하는 모습을 그린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3) 태자가 성문 밖의 중생들의 고통을 관찰하고 인생무상을 느끼는 장면의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4)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가하는 장면을 묘사한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5) 설산에서 신선들과 수행하는 모습을 그린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6) 태자가 수행 중 온갖 유혹과 위협을 물리치는 수마항마상(樹下降魔相), 7) 부처가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하는 모습을 나타낸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8) 부처가 쌍림수아래에서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표현한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가모니의 탄생(毘藍降生相), 포관 등 2명, 조선 1775년, 비단에 색, 통도사성보박물관, 보물>


<밑그림(비람강생상),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팔상도의 두 번째 장면입니다. 싯다르타 태자가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현장을 담았습니다.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나고, 아홉마리 용이 신성한 물을 뱉어내고 있습니다. 갖가지 색으로 이들이 완성한 불화에서는 불교 세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통도사 팔상도>는 화승 수십명이 열덟 화폭을 함께 조성했는데, 이 화폭에는 해당 화면 제작을 주도한 포관과 유성의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통도사에 전하는 <팔상기문>과 팔상도 첫번째 화폭인 <도솔래의상>에는 두훈이 수화승으로 적혀 있어, 두훈이 전체 불사를 주관하고 실제 불화 제작은 포관을 중심으로 유성과 여러 화승이 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출가를 결심한 싯다르타 태자(四門遊觀相),  포관 등 5명, 조선 1775년, 비단에 색, 통도사 성보박물관, 보물>


<밑그림(사문유관상),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팔상도 중 세번째 그림입니다. 왕궁 밖을 나선 싯다르타 태자가 노인과 병자, 죽은 이의 시신을 보고 삶의 고통과 죽음을 깨달은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북문에서 수도자를 보고 출가를 결심합니다. 화면 중앙의 소나무를 중심으로 상하좌우에 중요한 네 장면을 배치했고, 오른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밑그림은 먹선으로 대담하게 그린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얽혀서 화면의 중심을 이룹니다. 뒷면에는 철유가 스승에게 전승받은 이 밑그림에 필획을 더하여 쓴 묵서가 남아 있습니다. <사문유관상> 화폭에는 포관과 유성을 비롯해 화승 다섯명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눈 덮힌 산에서 수행하는 석가모니(雪山修道相), 포관, 조선 1775년, 비단에 색, 통도사 성보박물관, 보물>


<밑그림(설산수도상),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팔상도 중 다섯 번째 그림입니다. 출가 후 궁으로 돌아오라는 청을 거절한 채 설산에서 수행하는 석가모니 모습을 그렸습니다. 출가한 후의 이야기를 그렸기에 이제 궁궐은 등장하지 않고 나무나 바위, 산 묘사가 중심을 이룹니다. 밑그림 속 바위나 나무 기둥의 거친 묵법으로 석가모니의 극적인 수행장면을 속도감 있게 전달합니다. 채색본에는 포관의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팔상기문>에 수화승으로 기록된 두훈보다 포관의 이름이 여러 화폭에서 가장 많이 확인됩니다. 전라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18세기 화승 의겸 역시 불사를 총괄하면서 각 화폭을 책임지는 화승을 따로 지정해서 그리게 한 사례가 있어 당시 화승들의 분업체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마왕을 물리치고 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부처(樹下降魔相), 조선 1775년, 비단에 색, 통도사 성보박물관, 보물>


<밑그림(수하항마상),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팔상도 중 여섯번째 그림입니다. 나무 아래에서 마군에게 항복을 받고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부처를 그렸습니다. 마왕 군대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얼굴 표현이 돋보입니다. 원라 중국 팔상도에서는 뇌신(雷神)이 부처의 수행을 방해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이 팔상도에서는 오히려 뇌신이 마군을 공격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화승이 새롭게 도상을 바꾼 덕분에 석가모니 부처의 힘을 강조하고 마군을 물리치는 ‘항마(降魔)’ 주제를 더욱 강조한 것처럼 보입니다. 채색된 불화에는 마왕의 세 딸 중 한 명의 모습이 훼손되었는데, 밑그림으로 원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양산 통도사 영산전(보물)>

 <출처>

  1.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청, 2023년
  2.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